1986년 10월 28일, 민주주의와 자유를 열망했던 전국 26개 대학의 청년들이 건국대학교에 모였다. 그러나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은 이들의 외침을 폭력으로 짓밟고, 1,525명을 연행하고 1,288명을 구속하는 대규모 국가폭력을 자행하였다. 정당한 민주화 요구는 ‘용공’이라는 낙인 아래 왜곡되었고, 수많은 학생과 청년들은 불법구금과 고문, 가혹행위, 부당한 수사와 처벌을 겪어야 했다. 청춘의 꿈은 짓밟혔고, 학업과 생업, 가족의 일상은 무너졌으며, 그 상처는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신체적 후유증과 정신적 고통, 사회적 불이익의 형태로 남아 있다.
10·28건대항쟁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국가권력이 민주화 요구를 폭력으로 억압한 대표적 사건이며, 동시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국가폭력의 역사다. 진실을 외면한 시간만큼 피해자들의 삶은 회복과 낙인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피해자 다수는 고문 후유증, 트라우마, 우울과 불안, 가족관계의 파괴, 경제적 곤란 속에서 긴 세월을 살아왔고, 명예는 회복되지 못한 채 왜곡된 역사 속에 방치되어 왔다. 이제 국가는 더 이상 이 고통을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과 계속되는 진실규명 신청, 그리고 법원의 재심 절차는 10·28건대항쟁의 진실을 바로 세우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다. 그러나 진실규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씻고 실질적인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심, 명예회복, 공식 사과, 배상과 보상, 치유와 생활지원까지 포괄하는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별법은 단지 과거를 정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다.
10·28건대항쟁의 진실을 바로 세우는 일은 특정 세대만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한 우리 사회 전체의 책무다. 오늘 우리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유는 피해자의 존엄을 회복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며, 미래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다.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10·28건대항쟁 특별법 제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
이에 우리는 10·28건대항쟁 피해자와 유가족, 건국대학교 공동체,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시민들과 함께 10·28건대항쟁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 등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하나. 국회와 정부는 10·28건대항쟁의 진상과 국가폭력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 하나. 불법구금·고문·가혹행위·부당한 처벌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의 재심과 명예회복을 적극 지원하라.
- 하나. 국가의 공식 사과를 이행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정당한 배상·보상 절차를 법적으로 보장하라.
- 하나.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치료와 치유, 의료·복지·생활지원을 포함한 실질적 피해회복 대책을 마련하라.
- 하나. 10·28건대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올바르게 기록·연구·교육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 계승하라.
- 하나. 정부와 국회는 피해자 당사자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특별법 제정과 후속조치에 적극 착수하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징적 위로나 형식적 언급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 있는 행동이다. 국가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며, 40년의 기다림에 지금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진실규명에서 명예회복으로, 명예회복에서 실질적 피해회복으로 나아갈 것이다. 특별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피해자와 시민, 건국대학교 공동체와 함께 기억하고 연대하며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2026년 10월 · 제40주년 10·28 건대항쟁 기념제 조직위원회